인터넷 공간에서 보수의 대반격이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정치연구회'(회장 유석진 서강대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공간에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구성과 이념 분포는 모두 보수 우위로 바뀌었다. 진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터넷에서 보수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정황은 있었지만 이 변화가 실증적 연구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인터넷정치연구회가 온라인 전문 조사기관인 '폴에버'에 의뢰해 지난 4월 10일부터 14일까지 네티즌 1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 글을 쓰거나 다른 사람의 글·사진·자료 등을 옮겨 나르는 이른바 '펌질'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가 가장 인터넷 활동에 활발히 참여할 것이란 통념을 깨는 조사 결과다.
'지난 2년 동안 온라인에서 정치·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글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의 글을 펌질한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50대 이상 응답자의 38%가 '자주 또는 가끔 올린다'고 했다. 20대는 33.5%, 30대는 28.4%, 40대는 27%였다.
'자신의 이념성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중도" 42.9%, "보수" 29.4%, "진보" 27.7%였다.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네티즌의 13.9%가 '인터넷에 글을 쓰거나 펌질을 자주 한다'고 대답한 반면, 진보 네티즌은 6.5%에 그쳤다.
인터넷정치연구회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인터넷은 진보 진영의 독무대라는 통념이 잘못됐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일종의 '좌파로부터의 감염(contagion from the left)'이라고 했다. 2002년 대선 패배와 2004년 탄핵 사태 등을 통해 인터넷의 위력을 목격한 보수층이 2004년 중반부터 인터넷에서 대반격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정치연구회는 이런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네티즌 상대 여론조사와 함께 인터넷 사이트·카페·토론방 등을 4월 한 달간 분석했고, 조선일보가 후원했다. 여론조사는 인터넷진흥원에서 조사한 인터넷 사용 인구 비율에 따라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오차는 ±2.5%이다.
(유석진 서강대교수·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