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이후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한 한·미 간의 시각 차가 점점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납북자 및 탈북자 가족을 연쇄 면담한 자리에서 강력한 북한 비판이 쏟아진 데 이어 제이 레프코위츠(44) 미 국무부 대북인권특사가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을 비판하자 정부가 정면으로 반격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기고문에서 "일부 정부가 제대로 모니터링되지 않는 인도적 차원의 대량 원조를 하는 것은 북한 정권 유지만 도와 (인권)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잘못된 정책으로 주민들을 기근으로 숨지게 하고, 강제 노역시키고 있다. 북한 정부가 자국민을 존중할 때까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개성공단 안에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입주한 한국 기업이(북한 정부를 통해)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2달러 이하의 일당도 제대로 전달되는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며 "북한 정부는 최소한 국제노동기구(ILO)의 감시라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30일 익명을 전제로 브리핑을 갖고, "최근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관계자들이 개성공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자 미국 내 강경파인 레프코위츠 특사가 초조감을 느끼고, 제동을 걸고자 나선 것"이라며 "이는 편파적 시각이고, 내정간섭"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도 별도 논평을 내고 "현재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이를 구실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자체를 부정시한 것은 사실상 북한 주민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외면한 것으로, 반 인도주의적, 반인권적 태도이며 일방적이고 단선적인 사고"라고 했다. 또 "레프코위츠 특사가 개성공단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근로자 임금과 노동 환경문제를 인권문제와 연계시켜 왜곡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와 레프코위츠 특사는 지난 3월 말 개성공단 문제로 한 차례 충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