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7일 정몽구(鄭夢九)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그동안 잘 나가던 현대차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하는 지적이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매출액이 2002년 45조원에서 2005년 85조원으로 급증하는 등 최근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톱5' 메이커가 된다는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급성장 과정에서 사내외에 각종 갈등 요인을 키워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 파벌싸움과 갈등이 곪아 터지면서 검찰에 제보와 투서로 이어졌고, 결국 정 회장 구속이라는 사태까지 벌어진 셈이다.
정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은 현대차그룹 급성장의 핵심 동력이었지만, 한편으로 전문경영인의 육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 또 수시로 단행하는 경영진 인사로 오너와 전문경영인 사이에 불신이 누적되고, 임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믿음이 급격히 약화되었다.
실력 있는 경영자보다는 정 회장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임원들이 출세하는 기업 문화도 문제로 꼽힌다. 한 퇴직임원은 "사장들 중에는 기업성과를 높이고도 작은 실수 때문에 옷을 벗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협력업체와 갈등도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는 부품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해마다 3~5% 정도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 막대한 이익을 거둬왔다. 특히 올 들어서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감소를 보충하려고 평균 10%의 부품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 협력업체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노사갈등도 문제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최근 해마다 파업을 벌이며 회사측에 지나친 요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현대차 그룹은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기업운영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