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각) 뉴저지 네츠와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맞붙은 NBA(미 프로농구) 동부콘퍼런스 8강 플레이오프 2차전. 1m70이 겨우 넘는 바이올렛 팔머(42)의 힘찬 호루라기 소리에 코트를 누비던 10명의 거구들이 멈춰 섰다. 그의 휘슬 소리에 경기는 다시 시작.
NBA 유일의 여성 심판 팔머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전 심판을 맡게 된 것. 경기 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최고의 무대"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하던 팔머는 베테랑 심판답게 능숙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90대75로 홈팀 네츠의 승리.
팔머는 지난 1997년 10월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심판으로 NBA 무대에 섰다. '금녀의 벽'을 무너뜨렸다는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지만 심판으로서의 자질과 성희롱 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팔머는 "선수와 코치, 동료 심판들도 나를 그냥 '한 명의 심판'으로 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NBA에서 수백 경기를 치른 9년차 베테랑 심판.
캘리포니아 토박이인 팔머는 주립 폴리테크닉대학 시절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면서 1985년부터 2년 연속 팀을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여자2부 우승으로 이끌었다. 선수 생활을 접은 후 팔머는 대학농구와 NBA 하위 리그,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등에서 심판으로 활동했다. 1997년 WNBA 챔피언결정전 주심을 맡은 뒤 NBA로 승격, 미국 스포츠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