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25일 就任취임 5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가지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가 있다고 해서 頂上會談정상회담을 거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외국의 정상들과 얘기해 보면 '고이즈미가 옳다. 한국과 중국은 이상하다'고 말한다. (한국과 중국은) 왜 일본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이상한 소리를 했을까 하고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마치 한국과 중국만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문제삼는다는 투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여론은 고이즈미의 말과는 다르다. 美미 下院하원의 국제관계위원장은 작년 10월 "야스쿠니는 태평양전쟁을 낳은 軍國主義군국주의의 상징"이라면서 신사참배에 유감(regret)을 표시하는 서한을 일본측에 전달했다. 지난 2월 미국의 뉴욕 타임스紙지는 '고이즈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아시아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는 社說사설을 썼고 프랑스의 르몽드紙지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판하는 르포 기사를 실었다.

고이즈미가 정체 불명의 외국 정상들을 들먹여가며 태연히 일본 국민을 속이는 발언을 하는 것은 잘 풀려 나가는 일본의 정치 경제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 景氣경기는 51개월째 擴張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고 도쿄 證市증시 평균주가는 지난 3월 말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경제再生재생 실적으로 고이즈미는 歷代역대 세 번째 長壽장수 총리이면서도 지지율이 여전히 40%를 웃돈다.

고이즈미는 이렇게 국내 실적이 뒤받쳐주니 한국쯤은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는 힘센 미국과 손잡고 있으면 중국 정도는 겁낼 것이 없다고도 생각하는 듯하다. 지금 잘 나간다고 眼下無人안하무인처럼 구는 것은 小人輩소인배들이나 하는 짓이다. 벌써 고이즈미式식 오만불손한 외교가 아시아에서 일본을 孤立고립시키고 있다지 않은가.

일본이 울타리를 접해 이웃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그런 두 이웃 모두에게 배척당하는 처지에 국제사회에서 무슨 지도적 역할을 꿈꾸기라도 할 수 있겠는가. 일본이 죽자사자 매달리는 미국 입장에서도 아시아에서 배척당하는 일본이 거북스러워질 날이 올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훗날 고이즈미의 '이상한 생각'에 홀려 제정신을 잃었던 것을 일본이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