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 가정집에 침입하려던 50대 절도범이 22층 근처에서 힘이 빠져 구조를 요청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25일 오전 7시15분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K아파트. 아침 순찰을 돌던 경비원 양모(60)씨는 ‘하늘’에서 들려오는 사람의 다급한 구조 요청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위를 올려다보니 웬 중년 남자 한 명이 23층짜리인 아파트 22층 부근에서 밧줄에 매달린 채 ‘으아~으아~!’ 하며 살려달라고 고함을 치고 있었기 때문. 양씨는 그 즉시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옥상으로 올라가 밧줄을 끌어올린 덕에 중년 남자의 목숨은 20여분 만에 구조됐다.
하지만 소방대원과 경찰이, 아침 일찍부터 아파트 정상에서 줄타기를 펼친 그의 '정체'가 의심스러워 조사한 결과, 인근에서 노숙하며 일용직 노동 등으로 생계를 꾸리던 윤모(59·전과6범)씨로 절도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범행 당시 밧줄 한쪽을 옥상 파이프에 매어 고정시키고 다른 한쪽을 자신의 양쪽 허벅지에 동여맨 뒤 두 손으로 밧줄을 잡고 조금씩 아래로 내려갔으며, 22층 근처에서 드라이버로 창문을 열려다 여러 번 실패하고 팔 힘마저 급격히 떨어지자 아래 쪽을 향해 구조를 요청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윤씨에 대해 특수절도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과 6범인 윤씨는 절도를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것만 이번이 네 번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