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부장관이 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에 북한과 기본적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혀 김 전 대통령의 6월 중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갈 경우 꼭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북한 전문가들로부터 들었다.

◆북핵 결단 촉구가 중요

김근식 교수는 "북핵 문제에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미 있는 양보를 받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진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의 자세 등 국제 정세를 김 위원장에게 설명하고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남북 모두에 이득이라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교수는 94년 방북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며 "'카터 모델'을 원용해 평화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재진 위원은 "김 위원장에게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할 경우 얻을 것이 많고 국제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폐 문제는 범죄 행위이므로 머뭇거리지 말고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점과 북한이 조속히 개혁·개방의 길로 가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면 좋겠다"(남성욱 교수)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서 성의 있는 조치 등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김근식 교수)는 의견도 나왔다.

◆통일논의는 자제해야

전문가들은 방북 기간 중 연방제 통일방안이나 평화체제 문제 논의를 하지 말아야 할 주제로 꼽았다. 홍관희 소장은 "기본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자체에 반대하지만, 본인이 집착을 갖고 있는 통일방안에 대해 논의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열 교수는 "군사적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평화체제를 너무 앞서 논의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가장 위험한 요소는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문제"라며 "이 부분을 어떻게 매끄럽게 푸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는 "참배 문제는 개인 자격이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수 교수는 "전직 대통령이므로 현 정부를 대표한다는 자세로 어떤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할 경우 우리 정부가 해결에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욱 교수는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과거처럼 거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방북 결과를 알리기 위해 방문한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외와 저녁을 함께 하면서 "이번 방북은 내 개인적인 방북인 만큼 지나치게 이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