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은 타결짓지 못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정하는 회담을 5월 중 열기로 했다. 그런데 독도를 동해상의 EEZ 기점으로 정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 내 목소리가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독도를 기점으로 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주장이 다수다. 독도 기점이 될 경우 동해상에 우리의 EEZ가 약 2만1030㎢ 정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은 24일 "전체적으로 실익을 잘 따져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해와 일본 동남쪽 해역에도 일본이 주장하는 암초들이 있고, 그 암초를 기점으로 EEZ를 설정하려고 할 때 전체적으로 우리가 잃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수산개발연구원 정갑용 센터장은 "우리가 독도 기점을 선포할 경우 일본이 남해의 조도(鳥島)를 EEZ 기점으로 선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했다. 조도는 제주도와 일본 규슈 사이에 있는 암초다. 사람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규모는 독도보다 크다. 지난 98년 한일 양국이 EEZ 협상을 할 때 일본측이 남쪽 바다의 EEZ 기점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서해상에서는 중국의 해초(海礁·옛이름은 동도)를 둘러싼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양쯔강 하구의 모래톱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독자적 경제활동이 가능한 섬'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를 포함해 정부 일각에서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관계자는 "조도나 동도는 무인도지만 독도는 사람이 살고 있다"며 "국제법상 유인도는 EEZ를 부여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 섬들은 EEZ를 주장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정인(文正仁) 국제안보대사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독도 기점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다.

한 국책기관 연구원은 "국제법상 유인도의 개념 자체가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며 "일본과 중국은 '독도만 유인도'라는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