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명: 서서울베이커리 소재지: 서서울생활과학고 내 대표이사: 교장 판매·홍보: 교사 사원: 조리과학과 학생 등

오전 7시 서울 구로구 서서울생활과학고. 남녀 학생들이 조리복을 갖춰 입고 별관 조리실로 '출근'한다. "오늘도 주문이 꽉 찼다. 최선을 다해보자"는 지도교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학생들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크로켓과 도넛을 튀기고 전날 만들어둔 케이크를 생크림으로 장식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4개의 대형 오븐과 튀김기, 조리대에서 맘모스빵, 바게트, 호두파이, 피자빵, 고구마 케이크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하루 생산량 최소 500개 이상, 만들 수 있는 빵 종류만 140개를 넘는 이 조리실은 학교가 운영하는 기업, '서서울베이커리'다.

"수업 중 실수하면 점수만 깎이고 말지만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리면 사회에서 매장당해요. 그야말로 '실전'이죠." 조리과 3학년 정재형(18)군은 밀가루 묻은 주먹을 쥐며 "커서 제빵회사 사장이 돼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한다.

정군과 친구들은 정규수업 전후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하루 3~4시간 교내 '공장'에서 일하고 주말이나 방학 때는 학교 밖 매장에서 판매 실습도 한다. 지도교사 이현국(38·전 호텔리츠칼튼 근무)씨는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소비자를 만나면서 학생들의 수업태도와 솜씨가 엄청나게 발전한다"며 "재고 파악 등을 통해 창업·경영능력까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서울생활과학고는 조리과학과·관광과의 교육과정을 연계한 '학교기업'을 2002년부터 소규모로 운영하다 작년 9월 구로구청에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학교 내·외 매장도 개설했다.

'대표이사'는 교장이고 교사들이 기획·판매·회계·홍보를 지휘한다. 인근 학교와 어린이집 등 고정 납품하는 거래처만 10여 곳이다. 고급 재료에 방부제를 쓰지 않고 시중보다 20~40% 싸게 파는 덕에 입소문이 났다.

매출은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제과점 수준이다. 최근의 월 매출은 지난해 12월 1000만원, 1월 650만원, 2월 750만원, 3월 1300만원 등이었다. 수익은 보조기능사·판매원 인건비와 시설비, 불우이웃돕기,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학생 개인은 자격증 소지여부·실적 등에 따라 10만~8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이렇게 산업교육을 하는 학교가 학생들의 현장 실습과 창업 감각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학교기업'은 현재 전국 20여 곳. 교육당국도 최근 1~2년 사이 학교기업을 지정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 중구 성동여자실업고등학교는 의상과·인터넷비즈니스과 학생 20여 명이 참여하는 '웨딩 컬렉션'이라는 회사에서 웨딩드레스와 액세서리를 제작해 판매한다. 여고생들의 섬세한 감성으로 디자인하고 손바느질한 드레스가 60만원이다. 아직 초기 단계라 드레스는 판매하지 못하고 액세서리 매출만 월 40만원 선이지만, 학생들은 벌써 패션 사업가가 된 듯 설레는 표정이다.

인천 남구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도 2년째 운동장 한 편에 '스쿨 모터스'라는 간판을 내건 승용차 경정비 회사를 운영한다. 자동차정비기능사·검사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자동차과 학생 15명이 정비기능장의 도움을 받아 일한다. 지난해 84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자동차 내·외장 관리사업부를 떼어내 '클린모터스'라는 자회사까지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