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심지어 정신과까지 비만 치료를 내세우면서 한동안 '지방 흡입'으로 재미를 봤다. 그런데 요즘은 피부과 등에서 지방을 녹이는 데 바쁘다. 피부 밑에 레이저를 쏘아 지방을 녹인 뒤 그것이 자연스레 흡수되게 하는 '지방 용해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피부 밑에 쌓인 지방을 '빨대'로 쭉쭉 뽑아내는 지방 흡입술 보다 그 효과가 적다. 하지만 지방 흡입술이 세밀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팔뚝, 허벅지, 종아리, 턱 밑 등에 지방 용해술이 파고 들고 있다. 지방 흡입을 위해서는 아무리 작다고 해도 '파이프'가 몸 속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녹이는 데는 약 1㎜ 굵기의 특수 섬유 바늘만 들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지방을 빼고자 하는 곳에 국소 마취를 하고 바늘을 넣는다. 이를 통해 지방을 녹이는 약물을 주사하고 레이저를 이곳 저곳 쏜다. 그러면 지방 세포가 녹으면서 기름이 된다. 이 기름은 혈관과 림프관을 통해 흡수되어 체내 에너지로 쓰이거나 대사되어 소변으로 배출된다.

지방이 빠지는 효과는 약 1주일 후부터 서서히 나타난다. 한 달 후에는 팔뚝이 가늘어지고 종아리가 줄어들며, 턱 밑 살이 올라간다. 여유가 있으면 반복해서 시술하기도 한다. 물론 덩치 큰 지방을 빼는 데는 양이 안 차지만 레이저에서 나오는 열로 콜라겐이 수축되어 지방이 사라진 곳의 피부가 늘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시술 의사들은 주장한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그 비용이다. 팔뚝·종아리 지방을 녹이는 데 100만~200만원 든다. 그렇게 해서 빠지는 지방은 100~200㏄. 그램으로 치면 많아야 200g. 지방 1g 빼는데 1만원이 드는 셈이다.

요즘 금 한 돈에 7만5000원 정도 한다. 한 돈이 3.75g이니까 금 1g이 2만원이다. 따라서 지방 7.5g을 빼면 금 한 돈, 즉 돌 반지 값이 나온다. 은(銀)은 1g에 400원이니 지방 값에 명함도 못 내민다. 참기름보다도 비싸다.

최영 장군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했다. 다이어트 시대에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방질 많은 음식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그게 몸에 들어와 쌓이면 금값 주고 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