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돈벌이를 해 온 케이블방송국 업자들이 적발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케이블방송 어린이 프로그램에 '060' 유료전화서비스를 개설해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케이블방송국 A사 관계자 이모(3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년 동안 어린이들이 주로 보는 추리만화 프로그램 끝부분에 '과연 범인은 누굴까요' 식의 자동응답시스템(ARS) 퀴즈를 낸 뒤 '060' 유료전화서비스를 이용해 전화를 걸게 했다고 밝혔다. 현행 방송심의규정에는 '어린이를 주(主)시청 대상으로 하는 방송프로그램은 유료정보서비스를 개설해선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이들은 2분30초짜리 만화 프로그램을 하루 18회 편성해 방송하면서 ARS 퀴즈를 내 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이 받은 전화 정보이용료는 전화요금(일반시내전화요금은 3분당 39원)을 제외하고 3분당 1200원. 방송에서는 '30초당 200원'이라고 광고했지만, 정작 전화를 걸어보면 생일, 나이, 성별을 입력하게 하는 등 3~4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게 되어 있다. 경찰은 A사가 지난해 이 서비스로 모두 7억여원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들이 개설한 서비스에는 경품은 걸려 있진 않았다. A사측은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고 알리고 방송해 왔으며 눈높이 또한 중·고등학생으로 맞춰 왔다"면서 "항의를 받으면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해 환불해 줬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의 프로그램 때문에 많은 경우 한 달 전화요금이 20여만원에 이르는 가정도 있었다"며 "지난해 방송위원회가 시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에 따르지 않아 수사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위원회는 이날 어린이 대상 케이블TV B사에 대해서도 ARS퀴즈를 내 온 혐의로 두 번의 시정권고 끝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방송위측은 "지난해 심의규정이 바뀐 뒤로 어린이 대상 ARS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몇몇 케이블TV가 규정을 어기고 있다"며 "심의규정을 계속 어길 경우 등록 취소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사측은 "회사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일단 방송위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