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2003년 LG카드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처분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미국계 사모펀드인 워버그핀커스의 자회사 임원 황모씨와 LG그룹 상무 이모씨를 17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황씨와 이씨의 주식 처분으로 각각 263억원과 112억원의 손실을 피했던 워버그핀커스 자회사 2곳과 LG그룹 오너의 사위인 D기업 회장 최모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해외펀드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처벌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LG카드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황씨는 2003년 10월 16일부터 29일까지 워버그핀커스 펀드가 LG카드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에이콘·피칸 소유의 LG카드 주식 576만주를 주당 평균 1만6000원에 매도해 263억원의 손실을 피했다.
LG카드가 같은 해 4월 유동성 위기를 겪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도 연말에 추가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해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씨 역시 같은 해 9월 23일부터 10월 29일 사이에 D기업 최 회장 소유의 LG카드 주식 180만주를 주당 평균 1만7500원에 팔아 112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와 이씨 등은 수사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