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측이 16일, 기지이전 부지로 편입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논에서 못자리를 만드는 등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기지이전 예정부지에서 영농활동은 불법'이라는 정부의 설득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중순쯤에는 모내기를 강행할 계획이다.
이날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 용산기지와 미2사단이 이전할 예정부지인 농지 곳곳에서는 못자리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볍씨를 뿌린 묘판을 물이 차 있는 논 한쪽 구석에 앉히고 그 위에 비닐을 씌우는 일이다. 이날 오전에만 5~6곳 이상에서 못자리를 만드는 모습이 보였다. 이미 작업을 끝낸 곳도 20~30곳 이상 눈에 띄었다.
이 지역의 한 농민은 "팽성 지역은 보통 4월 중순쯤 못자리를 낸다"면서 "묘판에 있는 볍씨는 일주일 정도 후에는 싹을 틔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뒤면 모는 7~10㎝까지 자라고 다음달 10일 전후가 되면 모내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농민들은 말했다.
마른 논에 뿌려놓은 볍씨도 날씨 등 조건에 따라 이달 말부터는 발아(發芽)를 시작할 전망이다. 기지이전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과 범대위는 기지이전 예정지 285만평 중 약 100만평 정도를 논갈이 했으며, 20만평 정도에는 마른 논에 볍씨를 뿌려 놓았다.
이에 따라 불법 영농활동을 막아야 하는 정부의 부담도 커졌다. 팽성 기지이전 예정지는 현재 법적으로 국방부 소유로 돼 있어 영농활동은 불법이지만, 볍씨가 발아해 4~5㎝까지 자랄 경우 농작물로 인정돼 법적인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농작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보상절차를 밟거나 아예 가을 이후 벼를 수확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방부는 "이달(4월) 말까지 기지이전 반대측과 대화를 통해 설득을 하고 대안이 있는지 모색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정부가 미군기지 이전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08년 말까지 용산기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