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1> 다음 제시문 [1]을 읽고, 과학혁명의 과정을 설명하고, 제시문 [2]를 참고하여 그 사례를 두 가지 이상 기술하시오.

제시문 [1]
정상 과학(正常科學, normal science)은 과학적 사회가 세상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가정에 입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전제가 임의성의 전제를 담고 있는 한, 무릇 과학이란 새로운 것을 오랫동안 거부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정상적인 문제, 즉 알려진 규칙과 과정에 의해 풀어야 할 문제를 넉넉히 풀 수 있는 아주 유능한 사람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정상적인 연구를 목적으로 고안하고 만든 도구가 예상한 대로 들어 주지 않아서, 아무리 기를 써도 전문적인 예측과는 들어 맞지 않는 이변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듯 과학적 연구 실행의 기존 전통을 파괴하는 이변들이 거듭되면, 이것을 더 이상 회피할 수 없게 되고, 드디어 전문가들을 새로운 일련의 전제에 이르게 하는 특별한 탐구가 시작된다. 이렇게 새로 찾은 것은 과학의 실행에 새로운 기초가 된다. 전문적인 전제의 변동이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이 바로 '과학 혁명'인 것이다. 〈중략〉

여기서 과학혁명이란, 보다 옛 패러다임(paradigm)이 전반적이거나 부분적으로, 서로 양립되지 않는 새것에 의해 대치되는 비축적적인 발전에서의 에피소드들로 간주된다. 〈중략〉 정치적 혁명이란, 기존 제도가 주위 상황에 의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이제 더 이상 적절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의식이 흔히 정치적 사회의 집단에 편재되어 팽배하면서 시작된다. 이와 상당히 비슷한 방식으로, 과학혁명이란, 기존 패러다임이 자연 현상에 대한 다각적인 탐사에서 이전에는 그 방법을 주도했으나 이제 더 이상 적절하게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의식이 과학자 사회의 좁은 분야에 국한되어 점차로 증대되면서 시작된다.

(- 토마스 쿤 '과학 혁명의 구조')

제시문 [2]
논의의 출발인 전제가 다르면 상반된 결론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상반된 결론들은 모두 모순이 없을 수 있는데, 수학에서의 대표적인 예가 유클리드 기하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다. 구체적인 예로 "주어진 직선 위에 있지 않은 한 점을 지나면서 그 직선에 평행인 직선은 '하나이다'", "두 개 이상이다", "없다"라든가 "삼각형의 내각의 총합은 '180도 이다'", "180도 보다 작다","180도 보다 크다"를 들 수 있다. 〈중략〉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은 전통적인 믿음을 중단시키고 수세기 동안 지배했던 사고의 습관을 깨뜨림으로써, 수학은 절대적 진리라는 견해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 Howard Eves '수학의 기초와 기본 개념' )

문제분석
논제 1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시문[1]에 대한 꼼꼼한 독해가 필요하다. 토마스 쿤의 주장에 들어 있는 핵심적 개념과 용어('정상과학', '과학혁명', '패러다임')를 확인하고, 과학혁명의 과정을 도식화(정상과학→이변→위기→혁명→새로운 정상과학)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시문[2]를 이용하여 과학적 사례를 생각해내고,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과정을 적용하여 기술하도록 한다.

예시답안
토마스 쿤은 이제까지의 과학적 지식이나 이론의 변화 발전이 점진적·누적적 방식이 아닌, 혁명적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주장한다. 쿤은 이를 '과학혁명'이라고 부른다. 과학혁명이란 기존의 과학자 집단 내의 지배적인 다수 이론, 그래서 일반인들조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정상과학이 다른 정상과학으로 대체됨을 의미한다. 하나의 정상과학은 특정한 전제에서 출발한 패러다임에 의해 공유된다. 따라서 과학혁명은 옛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교체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전제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전제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가? 쿤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어떤 특정한 전제에 입각한 과학적 이론이 더 이상 현실을 설명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즉 기존의 정상과학을 파괴하는 이변들이 거듭됨으로 인해 기존의 패러다임이 위기에 처하게 되어 새로운 전문적인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될 때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마치 정치적 혁명이 일어나듯이 급작스럽고, 급격하게 일어난다. 그리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이 옛 패러다임을 전반적이거나 부분적으로 대치할 때, 과학혁명은 일단락되는 것이다.

유클리드 기하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사례는 전제의 차이가 상반된 결론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전제는 상반된 패러다임을 만들게 되고, 이는 토마스 쿤이 주장한 과정을 통해 혁명적 이동을 야기하는데, 자연과학 영역에서의 그 대표적 사례는 오랜 기간 중세를 지배해 왔던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변화라 할 수 있다.

논제<2> 다음 제시문 [3], [4]의 내용을 쿤의 '패러다임'과 연관하여 의미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상 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실례(實例)를 들어 교과서 학습의 바람직한 태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제시문[3]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 제조업자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덕분이다. 〈중략〉 인간은 공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 않으며 얼마나 증진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는 단지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행동할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행동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

제시문 [4]
지금 가령 재무성이 낡은 항아리에 지폐를 가득 채워 넣은 후 그것을 어느 폐광에다 적당히 묻어 두고는 사기업가들로 하여금 자유방임 원칙에 따라 마음대로 그 돈을 파가도록 내버려 둔다고 가정하자. 〈중략〉 그때부터는 실업이 발생할 이유가 없어지고(모두 그 돈을 파내기에 혈안이 될 터이므로) 그 사회의 실질소득과 자본적 부 역시 그 전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다.(굴착장비 등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생산과 소비가 늘어날 터이므로)

(- 케인스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문제분석
논제 2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상식 또는 이론의 적용이 실생활에 적용될 때 다를 수 있음을 논리적으로 반증해야 한다. 제시문[3]과 제시문[4]의 차이를 파악하고 이를 패러다임으로 정리한 다음에, 페러다임의 이동이라는 쿤의 주장을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제시된 예문들을 통해 패러다임의 차이와 변화가 있다는 것을 근거로 실제 생활에서 적절한 예를 찾아내는 것이 논제 해결의 핵심이다. 여기에 기지(旣知)의 사실과 이론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통해, 실생활에 어떻게 변용되고응용될 수 있는지를 언급한다면 더욱 훌륭한 글이 될 것이다.

예시답안
제시문 [3], [4]의 경우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제시문 [3]의 경우는 자유방임의 원칙에 따른 개인의 이기적 행동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인도되어 사회적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패러다임을 보이고 있지만, 제시문 [4]에 숨어 있는 패러다임은 자유방임의 패러다임을 부정하고 정부의 적극적 역할 개입이 오히려 사회적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쿤이 언급한 정상과학의 형태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혁명적 상태가 자연과학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생활에서도 실례(實例)를 찾을 수 있다. 경제 교과서를 통해 우리가 배운 일반적 이론은 '한계효용은 체감한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 행태에 있어서 절대적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 현상을 보면 이러한 이론의 반증의 근거를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 증후군'이라 할 수 있는 '웨버홀릭(weberholic)' 증상은 인터넷을 하면 할수록 그것에 빠져들어 오히려 병적 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에 의하면, 소비가 증가할수록 만족감은 체감하여 결국 소비를 중단해야 하는데 '웨버홀릭' 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소비의 대상이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서는 동일 품목에 대해서 발생함을 설명하는 것이고, 인터넷이라는 것은 다양한 정보의 접근 속에서 동일 품목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으나, 청소년들이 하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동일 품목이지만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지(旣知)의 이론과 사실들이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교과서적 기존 지식에 대한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가 무엇인지를 시사해준다. 우리는 기존의 지식과 이론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회의를 가져야 할 것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 열린 사고를 가지고 이를 모색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강창선

사회의 급변 과정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는 층이 될 것인가, 수용하는 층이 될 것인가는 인식의 태도와 대응 방식에 달려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전과 변화에 개방적이면서, 진취적인 태도의 고취가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따라서 교과서의 내용을 수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회의를 통해 현실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이 우리 삶에 진정 도움이 되는 지식일 것이다.

(강창선 청솔학원 통합교과형 논술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