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2003년 7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조작문제에 대해 검찰이 11일 "BIS 비율 산출은 평가(評價)의 문제이기 때문에 함부로 조작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해 발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BIS 비율의 조작이냐 아니냐에 따라 사법 처리 대상과 범위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침 검찰과 감사원이 외환은행 BIS 비율의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금감원과 외환은행 전 행장 등이 반박하는 등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상공인 대상 특강에서 "(외환은행 사건과 관련) 고위 인사들 수준에서 부정한 일을 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 사정당국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BIS 비율 산출은 여러 가지 변수 중에 어느 것을 강조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슨 논문 조작 같은 '조작'은 아니란 점을 짚어준 것"이라며 "다른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시 외환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시한 BIS 비율 6.16%가 실제보다 의도적으로 낮게 산출됐느냐, 누가 이를 매각 협상의 근거로 활용했느냐가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이나 감사원은 외환은행 등이 분모가 되는 총자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비율을 낮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자산에는 떼일 위험이 높은 기업·가계 대출금의 위험 가중치가 더해지는데 이를 의도적으로 높게 산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영역이어서 예측 시점이나 기법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당시 외환은행의 BIS 비율도 다양하게 나왔다는 점이 변수다. 이 경우 조작의 '의도'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