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이 한국인 피랍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일본 정부의 DNA 분석 결과는 방일 중인 북한 외무성 김계관 부상에게도 통보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관방장관은 "김 부상에게 직접 결과를 전하면서 문제 해결을 요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발표 시기가 대단히 좋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DNA 감정결과가 지난달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발표 타이밍을 일부러 김 부상의 방일 기간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피해자' 입장인 한국과의 보조를 맞춰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와 언론의 관심은 북한의 반응보다 오히려 한국 정부의 대응에 쏠려있다. 한국 정부가 어떤 대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납치문제에서 대북(對北)공조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고이즈미(小泉純一郞)총리는 11일 밤 "한국도 일본 이상으로 납치피해자가 있는 만큼 협력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남북관계 악화를 우려해 지금까지 움직이지 않던 한국정부와의 연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이번 DNA 감정은 일본 정부가 '일·북협의를 위한 외교상의 정보수집활동'으로 실시한 것인 만큼, 한국 정부가 김영남 납치 사건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미묘하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발표의 영향으로 한국 내의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정권현 특파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