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5·31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대학생 유권자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0대 부대변인을 공모하고, 한나라당은 대학생 등을 겨냥한 '2030위원회' 조직 재건에 나서고 있다. 아직 두 당은 전체적인 대학생 당원 현황을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민주노동당은 매달 5000원의 당비를 내는 대학생 당원이 전국 66개 대학 70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학생 당원들의 정치 참여 동기와 선거에 대한 생각은 무엇일까. 조선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3명이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노당의 대학생 당원 15명을 인터뷰했다.
"정당 잘못하면 언제든지 지지 철회" 취업때 불이익 받을까 당원 탈퇴도
◆입당 동기
열린우리당 당원 박상혁(26·고려대)씨는 숙제를 위해, 채진석(21·안동대)씨는 2004년 대통령 탄핵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입당했다고 밝혔다. 선국규(25·뉴질랜드 캔터베리대)씨는 시민운동을 했던 어머니의 권유로 입당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중도'나 '중도 진보'로 생각했고, 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지지 학생들은 자신들을 '중도 보수' 또는 '뉴라이트'라고 했다. 한나라당 2030위원장인 양주상(성균관대 대학원)씨는 비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이며, 김치언(22·이화여대)씨는 박근혜 대표 팬클럽 활동을 했다. 유지욱(대구 계명대)씨는 청계천 복원을 보고, 김도훈(성균관대)씨는 원래 열린우리당 지지자였지만 경제정책이 마음에 안 들어 지지 정당을 바꿨다고 했다. 민노당 대학생 당원은 운동권 학생들이 많았다. 민노당 서울대 학생위원장인 임대환(24)씨는 입당 동기에 대해 "일상적으로 정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불만과 현실
대학생 당원들은 소속 정당에 불만도 적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당원 박상혁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말을 막하는 경향이 있어 국민에게 신뢰를 못 준다"고 했고, 한나라당 당원 김치언씨는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이 가장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김치언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열린우리당이나 민노당을 지지하는 친구들은 나를 이상하게 본다"며 "책 몇 권 읽고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단정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노당원 이준영(한양대)씨는 "시위를 막는 전투경찰 경험을 통해 서로 입장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이상훈(고려대)씨는 "대학생 당원은 아직 드물다"며 "요즘 대학생들은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많다"고도 했다. 이들 중엔 취업 부담 때문에 적극적인 정당 활동을 못하는 경우도 많고, 민노당에선 취업 때 불이익을 받을까봐 당원을 탈퇴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골프·테니스 사건
'이해찬 골프'에 대해 열린우리당 당원 학생들은 "부적절했지만 사퇴를 빨리 결정한 것은 잘했다"고 했다. '이명박 테니스'에 대해 한나라당 당원 학생들은 "부적절했다"와 "왜 문제가 되느냐"는 양론이 맞섰다. 선국규씨는 "뭐 하나 잡았다 싶으면 정쟁으로 몰고 가는 풍토도 문제"라고 했다. 양주상씨는 "언론도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정당지지율
지난달 중순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이 전국 37개 대학생 149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노당 지지 15.5%, 열린우리당 지지 15.3%, 한나라당 지지 14.9%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한나라당 당원 양주상씨는 "학교에 현수막은 민노당이 많고, 마니아는 열린우리당이 많고, 한나라당은 잠재된 지지층이 많다"고 했다.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잘못하면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했다. 선국규씨는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대학생들은 어떤 정당은 절대 안 된다는 편견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