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국제어린이도서전이 개막한 지난달 27일,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International Board on Books for Young people)가 '2006 안데르센 작가상'을 발표했을 때 한국 기자들은 시큰둥했다. "마거릿 마이, 누구지?" 그도 그럴 것이 올해 70세의 뉴질랜드 여성 작가 마이의 작품은 우리나라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IBBY는 마이가 영국의 카네기 메달을 두 번이나 수상했을 만큼 세계적인 동화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비평가라고 소개했다. 일곱 살 때 '첫 작품'을 썼을 만큼 글쓰기와 책읽기를 좋아했고, 20여 년간 도서관 사서로 일한 경험을 밑천 삼아 작가로 데뷔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수상 선정 이유도 화려하다. "마거릿 마이는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언어의 재(再)발명가 중 하나다. 그의 언어는 시상(詩想)과 마법, 초자연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다."
마이에 대한 온갖 궁금증을 단박에 풀어준 작품이 이 책이다. 안데르센상 수상 직후 국내에 처음 번역돼 나온 마이의 동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살던 말썽쟁이 폼비 맥키노가 악당 스퀴지 무트의 도움으로 일약 전도유망한 판타지 소설가로 입문한다는 '황당무계 줄거리'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다. 학교 도서관에 비치할 책을 학생들이 직접 써서 마련해야 한다는 설정부터 엉뚱하고, 악당 스퀴지 무트, 사악한 애스피오 백작 등 컴퓨터 게임 속 전사들을 주인공으로 폼비와 여동생 미니가 경쟁하듯 써 내려가는 가상의 이야기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런 걸 '액자소설'이라고 하던가?
또 있다. 폼비, 미니, 애스팬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을 '문제아'로 묘사한 작가의 '불온한' 코드를 읽어 내려가는 묘미! '선생님 앞에서만 착한 척 하는 아이들' '자녀들 앞에서만 교양 프로그램을 즐기는 부모들' '콧수염 단 남자들만 위대한 발명가로 아는 어른들' '여자애들은 컴퓨터도 켤 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하는 남자애들'을 겨눈 작가의 비아냥이 통렬하고도 유쾌하다.
소설 한 편을 완성해나가는 동안 말썽쟁이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더욱 감동적이다. “그런데 내가 여전히 게임에만 관심 있는 걸까?” 하고 묻는 폼비처럼, 자신에게 숨어 있던 재능을 발견한 아이들은 이제 저마다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린 아이 때문에 골머리 앓는 엄마 아빠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듯! 초등 3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