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자마자 꼴찌팀이었던 흥국생명을 우승으로 이끈 '슈퍼루키' 김연경은 1m88의 꺽다리다. 그런데 김연경이 초중학교 때만 해도 키 때문에 배구를 포기할 뻔 했다고 하면 믿을까.

김연경은 "키가 잘 크지 않아 배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안산서초등학교 4학년때 배구를 시작한 김연경은 그때만 해도 1m48로 또래 중에선 꽤 큰 선수였다. 남들은 아홉수라고 하는데 김연경에겐 여덟수가 문제였다. 2년간 1m48에서 그대로 멈췄다. 자신보다 작았던 친구들이 어느새 훨씬 커버렸고, 키가 작은 김연경은 세터를 맡았다.

배구를 그만둘까 했지만 이병설 감독의 격려로 원곡중학교로 진학했다. 다행히 6학년때 키가 자라 중학교 진학무렵엔 1m58이 됐다. 그런데 또 다시 성장은 2년간 스톱.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만둬야 하나.'

김동렬 감독과 홍성령 코치의 도움으로 계속 배구를 할 수 있었다. '공격수가 안되면 리베로라도 하자'해서 수비연습도 많이 했다. 3학년때 키가 다시 10㎝자라 1m68로 성장. 그래도 공격수를 하기엔 턱없이 낮은 키였다.

한데 고등학교 1학년 후반부터 키가 쑥쑥자라기 시작했다. 2년만에 무려 20㎝가 자랐다. 지난해 초까지 1m86. 이번 시즌 시작할 때 신장을 재니 또 2㎝가 자랐다.

레프트 공격수로 나서 그동안 키작은 설움을 스파이크로 날려버렸다. 리베로를 하려던 키작은 아이가 10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대형선수로 변신했다.

어릴 때 키가 작아서였나. 김연경은 "또 1m88에서 머물러 있다"며 더 크고 싶다는 욕심을 살짝 드러낸다.
(스포츠조선 권인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