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명문(名門)가에서 흉가(凶家)로'.
2003년 11월, 홍콩에서 TV 수리공과 바람난 부인이 준 음료수를 먹고 실신한 상태에서 흉기에 맞아 숨진 로버트 키셀 메릴린치 아·태 담당 사장(당시 40세)에 이어 그의 친형이자 수천만달러의 재산가인 앤드류 키셀(46)이 3일 미국 코네티컷주 그리니치 자택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부동산 사기 혐의로 뉴욕에서 재판을 받던 앤드류는 발견 당시 두손과 양발이 묶인 상태였으며, 부검 결과 수차례 흉기에 찔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개발을 통해 돈을 벌어 285만달러짜리 요트를 소유하고, 개인 비행기를 이용할 정도의 재력가가 된 앤드류는 최근 부인과 별거해 이혼 수속 중이었다.
증권과 부동산 업계에서 성공 가도를 질주하던 두 아들을 잃은 아버지 윌리엄 키셀(77)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화학자 출신으로 복사기 토너 개인 회사를 차려 성공한 그는 미국 뉴저지에서 닉슨 전 대통령과 이웃해 살 정도로 명문가를 이뤘다가 하루아침에 몰락한 꼴이다. 그는 "우리 가문 역사상 이런 비참한 일은 없었다"며 "하나 남은 딸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콩=송의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