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재일동포의 구심점인 재일본 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중앙본부 하병옥(河丙鈺·71) 단장이 5일 입국했다. 하 단장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민족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연세대, 고려대 등의 분교를 일본에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 단장은 재일동포들에 대해 "일본 정부가 요구하는 각종 의무를 다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방 참정권 부여는 재일동포가 일본 사회에서 제대로 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일 뿐만 아니라 일본이 다문화 공생사회를 이뤄 국제화에 기여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 단장은 갈등·반목하는 재일동포 사회의 화합 방안에 대해 "남북간 이념적 대립 때문에 민단은 그 동안 재일동포 전체의 권익 옹호에 있어 효과적으로 활동하지 못했다"며 "조총련과의 냉전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조총련 중앙본부 임원들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하 단장은 명문대의 분교 유치에 대해 "현재 일본에는 조총련계 조선대학이 있지만 민단 동포를 위한 대학은 없다. 국내 우수 대학의 분교가 도쿄와 오사카에 설치된다면 동포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후세 교육과 취업문제는 물론 민족 정체성 확보문제까지 한꺼번에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며 "앞으로 연세·고려대와 구체적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며 재일동포들은 주머니돈까지 갹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1954년 도일(渡日), 호텔과 부동산 기업인 ㈜로비체인·가와미상사㈜를 운영하며 자수성가한 재일동포로 꼽히는 하 단장은 민단 도쿄본부 집행위원, 중앙본부 감찰위원, 부단장과 의장을 지낸 민단 역사의 산 증인. 지난 2월 임기 3년의 단장에 선출됐다. 하 단장은 7박 8일 동안 김광승(金廣昇) 의장 등 14명의 민단 임원진과 함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을 예방한 뒤 12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