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밤 KBS 2TV '상상플러스-올드&뉴'에서는 개그맨 이휘재가 동료 정형돈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다. 방송 직후부터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휘재의 '부적절한'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4600여건이나 올랐다. '이휘재 퇴출운동을 벌이자' '이제부터 방송에 19세 금지라고 쓰라'는 네티즌 의견도 있었다.)

파장이 커지자 이휘재는 5일 소속사를 통해 "워낙 편한 분위기에서 녹화가 진행되다 보니 무의식 중에 그런 실수를 했다"며 사과했다. 제작진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공지를 내고, 4일 방송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지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연기자 개인의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휘재 해프닝'은 최근 오락 프로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패널형 토크쇼'가 지닌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기존 오락 프로와 달리 패널형 토크쇼는 출연자의 애드립과 임기응변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다 보니 출연자들은 그들만의 요설(饒舌)에 함몰되고, 반말과 속어가 난무한다. 여가수는 "종이학을 접는 것처럼 키스를 했더니 남자친구가 질겁을 하더라"며 민망한 말을 쏟아내고, 남자배우는 "난 이 세상에 수컷이든 암컷이든 거짓말하는 종족을 참 싫어하거든"이라며 반말로 후배를 향한 것인지, 시청자를 향한 것인지 모를 말을 한다. "야 그만해" "너 뭐니" 따위의 말투는 이제 일상처럼 익숙하다.

문제의 방송이 있던 날 퀴즈의 정답은 '어리석고 둔하다'라는 뜻의 '투미하다'였다. 이제 시청자들은 '안방극장'을 제 집 '안방'으로 착각하는 출연자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만큼 '투미하지'는 않다는 것을 제작진들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