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愛玩)의 대상이라기엔 징그럽거나 끔찍하게 여겨져 왔던 동물들이 안방으로 성큼 들어왔다. 뱀, 이구아나, 도마뱀, 사슴벌레, 타란튤라(왕거미), 족제비를 개량한 페릿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주고, 어린이들에게 자연관찰의 기회를 주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이색'의 차원을 넘어서 '희귀'에 가까운 이런 애완동물은 치명적인 독이나, 기생충이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갈이나 타란튤라를 손으로 만지다가 물려서 큰 고생을 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 통계는 없지만 미국에선 해마다 약 400만 명이 동물로부터 전염되는 질병에 걸린다고 한다. 서울대 수의대 신남식 교수는 "사육장 환경을 깨끗이 하고 정기적으로 구충을 해 주는 등 동물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철저히 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게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 파충류(뱀, 이구아나, 도마뱀 등)
대개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캠필로박터균 등 병원성 세균을 지니고 있는데, 주로 배설물이나 허물에서 발견된다. 정상인은 큰 문제 없지만 특이 체질이거나 만 5세 이하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키우지 않는 게 좋다. 뱀에게 많은 스파르가눔(고충) 기생충은 접촉보다 식용할 경우 감염된다.
■ 곤충류(타란튤라, 지네, 전갈 등)
타란튤라 로즈헤어종은 독이 약하지만 오너멘탈종이나 코발트블루종은 독이 강해서 위험하다. 아라크노피아 거미박물관 소장 김주필 교수(동국대 생물학과)는 “손을 물리면 팔 전체가 뻐근하고, 독성이 강한 것은 독감에 걸린 것처럼 1~2일 정도 앓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타란튤라의 털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지네나 전갈 등은 독이 약한 것들이 주로 수입되고 있지만 면역력이 약하거나 허약한 사람에겐 문제가 된다.
■ 포유류(페릿, 햄스터, 기니피그 등)
포유류는 다른 종들에 비해 비교적 안심할 수 있으나 이들의 변에는 크립토스포리듐이라는 기생충이 많다. 공주대학교 특수동물학과 김병수 교수는 "이 기생충은 포자로 퍼져 번식능력이 매우 빠르며 장(腸) 상피에 기생하여 설사를 일으키므로 노약자나 임산부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릿(족제비의 일종)의 경우 냄새가 심하므로 2~3주에 한번씩은 목욕시키고 광견병 주사도 맞혀야 한다. 햄스터나 기니피그 등 애완용 설치류는 비교적 안심해도 되지만 물리거나 긁힐 경우 파스퇴렐라 감염증에 걸릴 수 있다.
■ 조류(앵무새, 카나리아 등)
경희대 생물학과 윤무부 교수는 “새는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비듬이 많을 뿐 아니라, 깃털도 많이 날리므로 기관지나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비둘기, 카나리아, 앵무새 등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인 앵무병은 대표적인 인수공통 전염병. 앵무병에 걸린 새의 변이 건조되어 공기 중에 떠돌아 다니다가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도 아직은 애완용 새에게 감염된 사례가 없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진 애완용 새에게도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