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은 '역동적인 외교'를 강조하더군요."
허승철 신임 우크라이나 대사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허 대사는 우크라이나 총선 직전인 지난 23일 유셴코 대통령과 면담했으며, "대통령은 지리적 위치에 상관없이 양국 관계 증진에 최상의 외교적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출신이 아닌 전문가(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영입 케이스로 대사에 발탁된 허 대사는 신임장 제정식 때 우크라인 정부 인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통령 면담 직전 대통령 의전실장과 만나서는 영어로, 외무장관을 만나서는 우크라이나어로, 대통령과는 러시아어로 의사 소통을 해 당국자들을 놀라게했다.
허 대사는 "국내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혼동하는 분도 있지만 완전히 다른 나라"이며 "광활한 국토와 인구 5000만명을 보유한 엄청난 잠재적 시장"이라며 주재국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물류와 에너지 자원의 주요 통로이며 첨단 과학기술과 우수한 인적 자원이 많아 한국과 교류·협력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우크라이나 관계 증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 실현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우크라이나와 한국인의 우크라이나 입국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며 "협정이 체결되면 우리 국민들의 방문과 기업의 투자 열기도 고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 대사는 1988년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슬라브어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하버드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우크라이나어를 깊이 공부했다. 고려대 노문과 교수로 부임한 뒤 학부생들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어를 가르치면서 우크라이나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그는 "26일 총선 결과 어떤 정당도 과반수 의석 확보를 못해 연정(聯政) 구성이 불가피하지만 한국과의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예프(우크라이나)=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