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가 31일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영어마을'을 두고 "이제 그런 건 그만 만들어야 한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하나 만드는 데 2000억~3000억원이 들 뿐 아니라 지금의 운영비 규모면 일선 학교에 1억원 이상씩 지원할 수 있다"면서 "그 돈으로 원어민교사를 학교마다 3명씩 더 채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우선 계산법부터 이상하다. 가장 규모가 큰 파주 영어마을 조성에 들어간 사업비가 850억원이다. 경기도 공식발표로는 안산·파주·양평 3곳의 건설비를 다 합쳐도 1700억원밖에 안 된다. 또 안산 영어마을 연간 운영비는 273억원이다. 이 돈으로 경기도 내 1600개 초중고에 어떻게 1억원씩 돌릴 수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영어마을은 경기도가 2004년 安山안산에 처음 선을 보이면서 붐이 일어 현재 서울을 포함해 전국에서 10여개가 운영 또는 조성 중이다. 준비 중인 지자체도 여럿이다. 영어와 중국어의 양대 국제어를 익히지 않고는 개인이건 공동체건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정부만 천하태평이다. 이들을 위해 정부가 해준 것이 대체 무엇이 있는가.

파주캠프의 경우 5박6일 중학생반 2만1000명, 주말초등반 8400명, 2주 방학집중반 2000명, 일일체험 과정 9000명 등 연간 4만여명이 학교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산 영어 공부를 한다. 공교육이 팽개친 일을 지자체가 대신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노력을 격려는 못할망정 오히려 싹을 잘라야 한다고 막말을 하고 있는 게 교육정책과 행정을 총괄하는 교육부총리다.

작년 한 해에만 초중고생 조기유학과 해외연수 비용으로 3조원, 부수비용까지 7조원이 나갔다. 3주짜리 단기 어학연수에 250만원에서 500만원 이상이 든다. 국내 영어마을 2주캠프(파주)는 60만원이면 된다. 5박6일 프로그램은 8만원이다. 경제적 측면으로만 봐도 이런 기회를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 할 아무 이유가 없다. 경제관료로 뼈가 굵은 김 부총리는 정권이 앞세운 교육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下手人하수인으로 자신의 前歷전력을 계속 더럽히기보다는 이쯤에서 물러나 理性이성을 회복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