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요미우리 구단 역사상 70번째로 4번 타자를 맡게 된다. 외국선수로는 1981년 로이 화이트, 1987년 워렌 크로마티에 이어 19년 만에 세 번째. 역대 '요미우리 4번 타자'들은 일본 야구의 역사나 다름없다. '미스터 자이언츠' 나가시마 시게오 현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이 25번째, 통산 최다 홈런(868개) 보유자 오 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이 28번째 4번 타자였다. 재일교포인 장훈씨(39번째), 현 요미우리 하라 감독(48번째)도 최고의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현재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마쓰이 히데키는 62번째 4번 타자였다.
하지만 '명예'엔 부담이 뒤따른다. 기요하라·에토 등 일본야구를 대표하던 강타자들이 정작 요미우리 4번 타자가 되고 나서는 부담감 때문에 기대만큼의 활약을 못했고, 결국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이승엽도 초반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 배타성이 강하기로 유명한 요미우리에서 견뎌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승엽은 4번 타자 확정 소식에 대해 "영광이다. 그동안 4번 타자를 맡았던 다른 스타선수들의 명성에 비해 내가 좀 처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포츠 전문지 호치 신문은 "이승엽의 그런 겸손한 자세가 바로 옛날 스타들이 보여줬던 모습이었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