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가 24일 "'왕의 남자'를 희롱하는 노무현…, 황당한 대국민 코미디 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청와대서 열린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영화 '왕의 남자' 배우 이준기를 초청, 스크린 쿼터에 대한 생각을 밝힌 데 대한 반박이었다.
지난 1월 26일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절반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영화계는 대통령 면담과 토론회를 요구해 왔다. 그 요청에는 나 몰라라 하던 대통령이, 비록 인터넷 포털의 추천이 있었다고는 하지만,'왕의 남자'로 스타가 된 신인배우 이준기를 첫 토론 파트너로 불러들인 것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지지 여부나 이준기가 체급이 맞는 상대인가 라는 것과는 별도로 지적돼야 할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접근법이다.
"쿼터 축소가 미국에 대한 굴복 아니냐"는 이준기의 질문에 대통령은 "정말 자신 없느냐. 40~50%의 한국영화 점유율을 지킬 자신이 없느냐"고 되물었다. 한국 영화의 경쟁력은 영화인의 자신감만 있으면 해결되는 문제일까. 영화산업의 성패는 제작이 아니라 배급에 달려있다거나 예술영화관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등의 영화계 반박은 무시하고, 이성적 토론과 논쟁이 필요한 사안을 '자신감' 차원으로 바꿔 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이 문제를 미국에 대한 굴복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자주국가로서 부끄럽지 않을 준비가 돼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스스로의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준기는 대통령의 갑작스런 질문에 "자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만약 그가 "자신 없다. 할리우드와는 자본의 규모가 다르다"고 대답했으면 대통령은 어떻게 말을 이어갔을까. 대통령은 이날 한국 영화의 자신감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책위 성명서는 대통령의 발언을 "동문서답형 순발력으로 이준기를 물리쳤다고 착각한 황당한 줄타기"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