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나 부엌 타일이 꼭 흰색이어야만 한다는 법 있나요?" 화장실에도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남자는 영국 출신 세라믹 아티스트 도미니크 크린슨. 이 세계적인 작가가 한국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현란한 욕실 타일과 벽지로 23일 개막한 200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주최 디자인하우스·27일까지 코엑스 태평양·인도양홀)에서 관람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무궁화 같기도 하고 한국의 창살 같기도 한 그의 작품 주제는 '컨템포(Contemporary) 코리아'. 한국 전통의 미(美)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꾸민 공간이었다.
자연이나 외국 문화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크린슨은 "한국 전통 문양도 컴퓨터그래픽 과정을 거치면 얼마든지 현대적인 타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린슨은 화가로 미술계에 입문한 이후 세라믹 소재에 관심을 갖게 돼 10년 전쯤 본격적인 '타일 아트'를 시작했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 설치된 대형 벽화도 그의 작품. 2004년 영국 히든 아트 최우수 평생업적상(디자인 부문)을 수상했으며, 지난 1월 국내에도 매장(www.crinson.co.kr)을 열었다.
"카페나 건물 외관은 화려하게 꾸미면서 집안은 소홀히 하는 게 아쉬워요. 벽지는 화려해도 타일은 차분해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입니다. 모로코나 영국 빅토리아 시절에는 타일도 굉장히 화려했거든요."
그는 25일 귀국할 때까지 한국에서 좋은 소재를 많이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 예술은 작가의 개성과 독창성이 뚜렷해서 흥미로워요. 일본에도 있어 봤지만 한국의 면면이 훨씬 더 재미 있습니다. 타일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