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자(여·69) 가정의학과의원 원장이 최근 동의대 대학원에서 '일제 강점기 한국 기독교 시 연구'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연히 최고령 졸업자였다.

한 원장은 의원을 운영하랴 공부하랴 1인 2역의 생활을 하느라 힘들었다. 지난 1년간은 하루 4~5시간만 자고 공부를 하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한 원장은 "매일 새벽 3~4시쯤 일어나 책·논문을 읽고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이 박사에 도전장을 낸 것은 2003년. 1982년 수필가로 등단할 정도로 글 솜씨를 자랑했으나 어느 날 글이 막히기 시작했다. 한 원장은 "더 공부를 해서 막힌 곳을 뚫어보자는 생각에 박사 과정에 등록했다"며 "그동안 힘들었지만 시를 연구하면서 보다 간결하고 힘있는 표현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의 남은 꿈은 보다 멋진 글을 쓰는 것이다. 한 원장은 "공부하면서 얻은 부대효과도 짭잘하다"며 "손자 손녀들이 책을 끼고 산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자랑했다.

이화여대 의대를 나온 한 원장은 한국수필작가회 회장, 부산여류문학회 회장을 지냈고, 노산문학상·부산여성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