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무(無)자본 M&A(인수·합병)' 수법으로 중견 건설업체인 남광토건을 인수했던 이희헌(47·수감중) 전 남광토건 사장이 2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2003년 7월 남광토건 인수 과정에서 이 회사 자금 57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이씨가 이 중 개인적으로 사용한 200억여원의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이씨는 남광토건을 430억여원에 인수하면서 남광토건 소유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574억원어치를 빼내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한 뒤 대출 받은 돈을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2004년 10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구속됐다.

검찰은 최근 이씨가 이 돈 외에 남광토건 자금 19억원을 납골당 건립을 추진하던 모 국립공원 내 사찰 주지 문모(48·수감중)씨에게 빌려주는 등 문씨에게 회사 돈 50억원을 추가로 빼돌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사람이 사업을 빙자해 미리 짜고 남광토건의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이씨 등이 2004년 2월 비자금으로 여권의 실세 의원 2명에게 수천만~수억원을 주면서 로비를 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 이씨와 사찰 주지 문씨를 최근 여러 차례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문씨가 이씨로부터 납골당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여권 실세 A의원에게 로비를 한다며 거액의 돈을 받아갔다는 정보를 확인 중이다. 문씨는 그러나 "A의원에게 로비한 적이 없다"고 했고, 오히려 "이씨가 여권의 또 다른 실세인 B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씨와 문씨 등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실제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