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가 없다.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드러난 진실. 천하무적이 없으니 예측이 힘들다. 이변과 파란의 무대가 되고 있는 이유.
10년 전만 해도 한-미-일의 야구 실력차는 분명했다. 열번 하면 열번 다 결과가 뻔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9회가 끝나기 전까지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13일 미-일전이 그랬다. 결과는 4대3 미국의 역전승. 하지만 심판의 편파 판정이 없었다면 승리는 단연 일본의 몫이었다. 일본은 초반 3-0 리드를 시작으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1라운드에서의 한-일전은 야구 평준화의 또 다른 사례. 한국은 3대2 역전승을 일궈내며 70년 일본 야구 역사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전력 평준화로 피곤해진 팀은 대회 우승 후보 미국과 도미니카 공화국. 미국은 1라운드에서 캐나다에 덜미를 잡혔다. 도미니카 공화국 역시 2라운드 첫판에서 푸에르토리코에게 일격을 당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지레 포기했음직한 팀들이 만만한 싹을 보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우리라고 못 이길 것도 없다'며 승부욕을 불태운다.
절대 강자의 부재는 매 경기 빡빡한 승부를 낳고 있다. 한국이 속한 2라운드 2경기 미세일전과 한국-멕시코전은 모두 1점차 승부였다.
전력 평준화를 가속화하는 주역은 바로 각국의 메이저리거들. 각 참가국의 주축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메이저리거들은 실력과 자신감에서 세계 최강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자국 선수들에게 끊임 없이 선수 정보를 전달해 미리 주눅이 드는 부정적 효과를 제거하는 역할도 메이저리거의 몫.
특히 한두명의 걸출한 메이저리거 투수들만 있어도 그 팀을 무너뜨리기란 쉽지 않다. '야구는 투수놀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