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비구니, 가톨릭과 성공회의 수녀, 원불교의 교무로 이뤄진 '삼소회' 회원 16명이 지난 달 6일~24일 인도, 이스라엘, 영국, 이탈리아의 성지(聖地)를 순례하고 돌아왔다. 서로 다른 종교에서 모인 여성 수도자들은 18일 간의 성지 순례를 통해 어떤 체험을 하고 돌아 왔을까. KBS1 '수요기획'(15일 밤12시) '공행(共行) - 18일 간의 아주 특별한 여행'을 통해 소개된다. 해외 순례에 앞서 원불교의 영산성지에 들러 삼소회 기원문을 채택한 삼소회. 출발 전 이들은 '독선과 아집과 편견을 넘어 종교의 가르침이 평화임을 가슴에 새기며 실천한다'고 기도했다. 출발 전부터 이들의 여정은 여성 수도자들이 종교간의 화합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첫 여정지는 인도. 회원들은 바라나시에 머물고 있는 달라이 라마를 찾아가 깊은 대화를 나눈다. 달라이 라마는 한국의 이름 모를 여성 수도자들에게 "여성의 영적 양육능력과 자비심이 훨씬 높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바라나시는 붓다가 고행을 끝낸 뒤 처음으로 설법을 한 '녹야원'이 있는 도시이기도 했다. 이곳의 잔디밭에서 한국의 수녀와 교무 비구니들이 함께 둘러 앉아 기도를 올리는 모습은 이곳을 찾은 외국의 많은 순례자들에게도 뜻 깊은 풍경이었다. 다음 순례지는 영국. 성공회 성지인 런던 켄터베리 대성당에서 삼소회 회원들은 작년 7월 이슬람 자살 폭탄 테러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한 기도를 올렸다. 이스라엘의 골고다 언덕과 십자가의 길 등을 거쳐 이탈리아로 들어간 일행은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하는 기회를 가졌다. 마침 이곳에서 한국의 두번째 추기경이 발표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한다.

연출을 맡은 이홍기 PD는 현각 스님의 '만행' '동행' 등을 제작한 연출자. 로드 다큐를 주로 찍어 왔다. 이 PD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종교간의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며 "여성 수도자들의 절제된 모습을 곁에서 지켜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로서는 1시간에 전 세계 4개국의 주요 성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