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갑자기 세상을 떠난 개그맨 김형곤은 개그계의 '웃음의 철학자'로 통했다.

평소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폭넓은 지식으로 시사풍자 코미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 했다.

80년대의 '봉숭아학당',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은 그의 개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다. 그는 "잘돼야 될텐데", "잘 될 턱이 있나" 등 촌철살인의 유행어를 낳으며 당시 큰 인기 를 끌었다.

89년에는 극단 '곤이랑'을 창단해 활동 영역을 연극으로 넓혔다. 연극 '등신과 머저리', '병 사와 수녀' 등을 직접 무대에 올렸고, 연이어 뮤지컬 '왕과 나', 영화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 출연하기도 했다.

99년에는 현실 정치에도 발을 담갔다. 자민련 명예총재특별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해 국 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웃음에 대한 정열은 이후에도 꺼지지 않았다.

지난해 자신의 웃음 철학을 담은 에세이집 '김형곤의 엔돌핀코드'를 출간했으며, 이달 말 에는 개그맨으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미국 카네기 홀에서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또 시청 앞 광장에서 '1만 명 웃기 대회'를 추진 중이었고, 다음달엔 '병사와 수녀'를 뮤지 컬로 만들 참이었다.

80년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방송계에 데뷔, 26년간 웃음을 전달해줬던 장인 김형곤. 때문에 그의 갑작스런 죽음은 더욱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