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사우나 운영권을 놓고 건물주와 세입자가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해 집단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6일 오전 4시54분 쯤 역삼동 S사우나. 운영권을 상징하는 '계산대'를 사이에 두고 60여명의 사람들이 서로를 노려 보고 있었다. 10여명은 건물주 이모(45)씨와 그가 고용한 경비원, 나머지는 세입자 30명과 이들이 일당 5만~7만원을 주고 데려온 아르바이트생 20명이었다.
이 사우나는 건물주와 세입자가 운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양측은 운영권을 주장하며 각자 사람까지 고용해 서로 감시하고 있었다. 운영권의 상징인 '계산대'에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아무도 들어가지 않기로 '휴전협정'을 맺어 놨다.
그러나 '휴전협정'은 어이없이 깨졌다. 계산대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기 위해 세입자측 아르바이트생이 계산대 안쪽으로 들어가면서부터다. "왜 계산대에 들어가느냐"는 고함 소리가 건물주측으로부터 나왔다. 잠시 고성이 오간 뒤 어느새 사람들은 계산대를 중심으로 뒤엉켰다. 몸 싸움이 일어났고 4명이 부상당했다. 결국 출동한 경찰에 33명이 연행됐고 이 중 건물주 이씨를 포함한 17명이 폭력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우나는 지난 2002년 영업을 시작했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작년 6월 세입자들이 19억원을 들여 새롭게 인테리어 공사를 한 후 올 1월 다시 문을 열었다. 이후 장사가 잘 되자 건물주 이씨는 지난달 27일 "영업권을 넘겨달라"고 요구했고, 세입자들이 이를 거절했다. 이날부터 이씨는 S사우나에 손님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고 양측의 대립은 계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우나 운영권을 놓고 양측에서 소송을 거는 등 현재 감정 싸움이 심한 상태"라며 "사우나에 있는 CCTV를 분석해 조직폭력배 개입 여부 등도 함께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남 인턴기자·한국외국어대 스칸디나비아어과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