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건강보험이 시행되기 전, 직장인 진료용 카드(의료보험증)와 생활보호대상자 진료용 카드(의료보호증)의 양식이 달랐다.
당시 생계가 어려워 발급받은 의료보호증으로 병·의원을 이용할 때는, 접수창구에서부터 그 대접이 달랐다. 진료순번이 바뀌는 것은 다반사였고, 같은 질병이라도 치료약조차 직장인과 달랐다.
'민간보험'이 도입되면 이제 또다시 우리나라는 부유층과 빈곤층을 명확히 분류한 의료혜택의 양극화 현상이 되풀이될 것이다. 정부는 점점 고급화되어 가는 국민들의 의료욕구를 충족시키고 다양한 의료서비스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게다가 개인의 질병정보도 민간보험회사에 넘겨주겠다고 한다.
우리는 현재처럼 생활수준에 따라 각각 다른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그 혜택은 부유층이건 빈곤층이건 똑같이 받는 공공보험만으로도, 예전 '돈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었던 시절'을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할 수 있고, 앞으로 1~2년 후면 아무리 큰 병에 걸려도 큰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일부 부유층들의 높은 의료욕구 충족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민간보험을 도입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또다시 양극화로 몰고 가게 될 것이다.
(박영철·회사원·경북 영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