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35) 전 축구대표선수가 왼쪽 눈의 시력을 잃고, 조만간 소속팀에서 은퇴경기를 끝으로 팬들과 그라운드에서 아쉬운 이별을 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조이뉴스’에 따르면, 유상철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왼쪽 눈이 사물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잘 보이지 않아, 그동안 오른쪽 눈 하나에 의지한 채 축구를 해왔다. 시력검사 때 정상적인 오른쪽 눈으로 왼쪽 눈 테스트를 하는 편법을 써가면서까지 그동안 자신의 핸디캡을 숨겨왔다는 것이다. 야간경기 때는 조명의 눈부심을 한 눈으로 견디면서 경기를 묵묵히 치러왔다는 후문이다.

매체는 유 선수가 이런 장애를 남몰래 겪으면서도 1994년 10월11일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8강전에서 골을 쏘아올리며 스타덤에 오른 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과 2002년 한 일 월드컵 폴란드전 쐐기골을 터트리며 월드컵 2개 대회 연속골 기록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폴란드전을 끝낸 직후엔 너무 감격스러운 나머지 라커에서 혼자 눈물을 조용히 흘렸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또 한 일 월드컵 이후 J리그에 재진출했던 그가 지난해 K리그 울산 현대로 다시 복귀한 것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왼쪽 무릎 부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K리그에서도 많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결국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

매체는 유 선수가 “솔직히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독일 월드컵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던 나의 계획이 어긋나 너무 아쉽다. 나를 아껴준 팬들의 뇌리에 남는 은퇴를 하고 싶었는데 죄송하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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