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전서 거짓말같은 역전패. 한수 아래로 봤던 한국에게 뒷통수를 맞았기에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다. 한국을 다시 보자는 분위기다.
일본 언론은 '도쿄 대첩' 이튿날인 6일 아침 일제히 이치로의 부진과 이승엽의 맹활약을 대서특필했다.
TV에선 채널을 돌릴 때마다 이승엽의 얼굴이 나온다. NHK, 후지TV 등 일본의 방송사들은 한국전 패배 소식을 끊임없이 방송하고 있다.
신문들은 더 난리다. 스포츠호치는 '이승엽 V탄, 한국 3연승'이라고 전하며 '이승엽의 맹활약이 요미우리팬들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스포츠닛폰도 마찬가지. '이승엽, 일본 분쇄탄, 8회 역전 2점홈런, 철저하게 변화구 노렸다'가 메인타이틀이다. 스포츠닛폰은 2면 톱 중간 제목으로 슬라이더를 노려쳤다고 밝힌 이승엽의 말을 인용, '2년간의 경험을 살렸다'라고 제목을 뽑았다.
산케이스포츠는 희비가 엇갈리는 재밌는 사진을 게재했다. 역전 2점 홈런을 때리고 2루를 통과하고 있는 이승엽과 마운드에서 허탈한 얼굴로 서 있는 투수 이시이가 함께 담긴 사진. 닛칸스포츠는 2-3면을 털어 '이시이-슬라이더 실투, 이승엽-이를 읽고 승리의 역전V탄'제목으로 보도했다.
대부분의 신문들은 한국전 패배를 1면 톱으로 했고 절망한 일본 대표팀의 간판 이치로를 내세웠다. 스포츠호치는 '13타수 3안타, 이치로 굴욕'이라는 제목으로 이치로가 본선 라운드 한국전서 설욕을 노린다고 썼다. 또 몇몇 신문들은 본선 라운드에서는 이치로가 3번, 와타나베 대신 왼손 와다나 스기우치가 한국전에 선발 등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호치와 산케이스포츠는 이치로가 배영수의 공에 맞는 장면을 1면 메인사진으로 선택했다. 특이한 사실은 일본 최대의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가 WBC 소식을 아예 외면해 버린 것. 닛칸스포츠는 한-일전 대신 J리그에서 야나기사와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1면에 올렸다.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아예 눈을 돌려버렸을까.
(스포츠조선 민창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