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보〉(112~119)=구리는 지난 연말 이후 최근까지 파죽의 13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활동 무대도 국제전, 결승전 등 최고 레벨이다. 이제야말로 세계 제패가 임박했다는 주위 평가에 구리 본인은 "모자가 너무 크다"며 웃었다는 후문. 부담감이 느껴진다는 뜻으로 보인다. 잘 될 때도 잘 안 될 때 못지않게 가슴을 졸인다는 것, 승부사의 숙명일까.

6분 만에 112로 씌워갔다. 당연해 보이지만 좋지 않았다. 이 장면서의 급소 자리는 115의 곳. 참고도처럼 우변을 과감히 버리고 하중앙 일대에 광활한 '눈(雪)의 궁전'을 설계했더라면 백이 우세했다는 중론이다. 하변은 '물 샐 틈'이 거의 없는 구도여서 완벽한 집이란 것.

실전은 113, 115로 우중앙 울타리에 균열의 여지가 생겼다. 118로 '가'는 흑 '나'로 나와 끊을 때 대책이 없다. 중앙 포위망의 허점을 보며 119. '다'가 노림이다. 중국에선 '라', 백 '마'를 먼저 교환 후 119가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맛이 없어져 찬성하기 힘들다. 자, 백의 대응 수단은?

이홍렬기자 hr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