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외에 아내와 자녀에 대한 수당 별도 지급. 고향 방문 휴가 때 비행기표 제공. 무료 건강관리…."

어느 회사의 고용 계약서를 연상케 하는 이 내용은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내부 문서에 나오는 것들이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대(對)테러전을 벌이면서 압수한 문서 수천 건 중 일부를 미 국방부가 공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2일 전했다. 이들 문서는 2001년 9·11테러와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 붕괴 이전에 작성된 것들이 많아, 조직의 현황을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알 카에다의 고용 조건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알 카에다의 전사(戰士)가 되면서 서명하는 '계약서'에는 월급·휴가 조건 외에, 일반 사업장에서와 같이 분규처리 절차도 포함된다. 고용주가 국제테러를 전문으로 하는 알 카에다(대표 빈 라덴)이고 직무가 '성전(聖戰) 수행'이라는 점이 여느 고용 계약서와 다를 뿐이다.

월급은 미혼자가 월 1000파키스탄 루피(약 1만7000원), 기혼자 월 6500루피(약 11만원). 아내와 자녀 1명당 각각 700루피(약 1만2000원), 500루피(약 8500원)가 추가 지급된다.

전사의 선발 요건에는 건강한 신체 외에 종교·윤리 문제에서 결함이 없고 복종·기밀 엄수, 타 조직과는 관계 단절, 알 카에다에 대한 맹세 암송 등이 요구된다.

또 지도자급으로 승진하려면, 성전에 대한 이해와 책무 수행을 위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지도자 '승진'을 안달해서도 안 된다.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사관학교 출신을 우대하고, 경호대장은 서방과 친한 걸프 연안국이나 예멘 출신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