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檀園) 김홍도의 인물도와 오원(吾園) 장승업의 병풍 등 고가(高價)의 고미술품 상속을 둘러싸고 가족끼리 수년간 재산분할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일제시대 이름난 거부(巨富)이자 구한말 중추원 의장을 지낸 민모씨의 손자 A씨. 2001년 A씨가 사망하자 자택에 보관하던 감정가 16억7000여 만원에 이르는 35점의 고미술품을 유족이 어떻게 나눠 갖느냐를 놓고 다툼이 벌어졌다. 부인 B씨와 B씨가 낳은 자녀 2명, 그리고 A씨 전처(前妻)의 아들 3명 등 모두 6명이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냈다.

1심인 가정법원은 2004년 "자녀 4명이 미술품을 경매에 부쳐 나눠 가지라"고 판결했다. 부인 B씨와 아들 1명은 이미 미술품 상속분을 초과할 정도로 부동산을 받았기 때문에 상속 대상자가 되지 못한다고 봤다.

그러나 2심 법원인 서울고법 민사 23부(재판장 심상철)는 "미술품 절반은 B씨 소유로 하고 다른 절반은 자녀 4명이 상속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1심에서는 고미술품을 A씨 단독 소유물로 봤지만, 2심에서는 A씨와 30년 이상 부부였던 B씨에게 우선 절반의 소유권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여전히 남는 문제는 분할방식. 미술품의 속성상 물리적으로 균등 배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경매 등으로 분할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고 한번에 분쟁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자녀가 상속해야 할 미술품도 B씨가 소유하되 감정가의 절반인 8억3000만원을 넷으로 나눠 자녀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도 B씨와 자녀들은 불복해 현재 대법원에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