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러닝 2'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쿨러닝(Cool Runnings)'은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메이카 남자 4인조 봅슬레이팀의 실화를 그린 1993년작 영화. 눈이라고는 생전 구경도 못한 사내들의 좌충우돌 올림픽 도전 스토리로 인기를 모았다.
이번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선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 출신이 국적을 바꿔 메달을 따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캐나다 1팀의 라셀레스 브라운(32·사진). 20일 오전(한국시각) 열린 2인조 경기에서 피에르 루데르와 호흡을 맞춰 4차 시도 합계 3분43초59로 2위를 했다. 금메달인 독일 1팀(3분43초38)에 0.21초 뒤졌다.
브라운은 '브레이크 맨'. 명칭과는 달리 출발할 때 '드라이버' 뒤에서 봅슬레이를 힘껏 밀어 가속도를 붙이는 역할이다. 캐나다 1팀이 1~4차 시도의 스타트 타임 1~2위를 할 수 있었던 데는 키 1m82, 몸무게 100㎏의 체격에서 나오는 브라운의 초반 추진력 덕이 컸다. 그는 역대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에서 입상한 두 번째 흑인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금메달을 땄던 미국 여자 2인조의 브레이크 맨 보네타 플라워스가 첫 번째다.
브라운은 18세까지 복싱 선수였지만 펀치를 맞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영화 '쿨러닝'을 보고 종목을 바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자메이카 국가대표로 뛰었다. 2002올림픽에서 28위를 한 뒤 캐나다 캘거리로 옮겨가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다. 자메이카 대표팀 시절엔 즐거웠지만 장비나 훈련비용, 장소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이후 캐나다 여성 캐런과 결혼하면서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 한 달을 앞두고 시민권을 얻었다. 조디라는 이름의 딸도 두고 있다. 브라운은 "시민권을 준 캐나다에 감사하고, 성원을 보내준 자메이카팀 동료,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