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정국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탄핵 위기를 넘긴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궁내에서 20일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태국 탁신 총리에 대한 하야(下野)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낮 마닐라 대통령 궁내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할 당시, 아로요 대통령은 궁내 다른 건물에서 공무원들과 점심을 겸한 회의를 주재해 피해가 없었다. 이날 사건은 18일 밤 군 참모대학에서 2㎏ 규모의 TNT 폭발물이 발견된 직후 발생한 것으로, 아로요를 겨냥한 암살 기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 지난 17일 발생한 레이테 섬 산사태와 관련해, 사전에 정부 당국에 대비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높았지만 묵살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對)정부 불신이 고조됐다.

태국에서는 탁신 총리를 정계에 입문시킨 '정치적 대부(代父)'인 잠롱 스리무엉 전 방콕 시장이 19일 탁신 총리의 사임을 공개 요구해, 태국 정국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잠롱 전 시장은 19일 "비윤리적인 주식 매각 논란으로 통치의 정당성을 상실한 탁신 총리는 사임해야 한다"며 "그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가 분열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26일 방콕 왕궁사원 인근 공원에서 열릴 예정인 반정부 집회에도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 랑싯대학이 지난주 208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5.5%는 탁신 총리 사퇴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송의달특파원 eds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