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전에서 체포된 이른바 '적 전투원'을 무기한 구금해 놓은 쿠바의 미군기지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국제적 폐쇄여론이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은 이 수용소를 폐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7일 뉴욕 미외교협회(CFR) 연설을 통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라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주장은 "틀렸다"며 "수용돼 있는 수백명의 테러리스트들을 밖으로 내보내면 그들은 미국인들을 죽이려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유엔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대해서도, 국제적십자사 요원들과 많은 기자들이 현지를 방문해 수용소 실태를 파악했다며 보고서 내용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고문과 인권 남용이 없다"며 "다른 수감시설과 똑같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의 웨일스·북아일랜드 담당 피터 하인 장관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촉구하고, 이탈리아 외무부도 부정적인 성명을 내는 등 미국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피터 하인 장관은 "이 감옥이 폐쇄되어야 한다는 것이 영국의 정책"이라면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 같은 견해를 공유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17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관타나모 수용소가 변칙이며 조만간 처리되어야 한다고 지난해 말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