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매질에 고열로 누워 있는 내게 아버지가 약을 발라 주시면서 하신 말씀은 딱 한마디. '내가 진짜 화가 난 것은 (네가) 불을 지른 잘못이 아니라, 책임지지 않고 달아난 비겁한 행동 때문이었던 기라'"(만화가 이현세)
"짓밟히고 뭉개져도 또다시 돋아나 하얀 꽃을 피우는 질경이처럼 강한 생명력을 지녀야 한다. 어릴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아버지에게 들은 이 한마디가 위기 때마다 나를 지켜준 헝그리 정신이다."(권홍사 ㈜반도 대표이사회장)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적은 글 33편을 모았다. 그 중 절반은 조선일보에 연재됐던 글이다. 친구 같고, 스승 같고, 엄하지만 대쪽 같은 모습으로 삶의 등대 가 되어준 아버지. 필자들은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나는 어떤 자식이었나' '우리는 어떻게 살았었나'를 되돌아본다. 또 새로 아버지가 되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아버지상(像)을 그려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아버지 심부름으로 "양조장까지 주전자를 들고 뻔질나게 드나드는" 아들(시인 신경림), "잠자리에서 아버지 품속을 서로 차지하려고 매일 밤 쟁탈전을 벌이는" 형제(국악인 장사익), 늙고 빼빼 마른 아버지를 목욕 시키면서 '살갗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노인'이 돼 버린 아버지 모습에 눈물 흘리는 딸(탤런트 김혜자)을 통해 지나간 우리 삶의 풍경을 엿보는 따스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