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조선일보의 2005년 8월 9일자 만평(漫評)과 관련, 작년 10월 정정보도 청구를 냈다가 최근 취소한 뒤 16일 또다시 정정보도 소송을 냈다.

두 소송이 다른 점은 작년 10월에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등에 관한 법률'(이하 언론피해구제법)에 근거한 것이고, 이날 소송은 민법(民法)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그 사이 달라진 점이 있다. 작년에 낸 소송의 재판이 진행 중이던 올 1월, 같은 법원에서 "언론피해구제법의 정정보도 관련 조항들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한 것. 그러자 노 대통령측은 지난 2일 소(訴)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당시 노 대통령측 변호인은 조선일보사에 "소 취하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주 뒤인 이날, 같은 사안을 정정 보도해 달라고 또다시 소송을 냈다.

노 대통령측 변호인은 일부 기자들에게 "최근 법원의 위헌 제청 결정에 따라 그 법에 근거한 처음 재판이 지연될 것이 확실시 돼 이를 취하하고 다시 민법을 근거로 소송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원의 한 판사는 "집권 여당이 작년에 만든 언론피해구제법이 위헌 가능성이 높아 헌재에 보내진 상황에서, 일반인도 아닌 대통령이 헌재의 위헌 여부가 판가름 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민법에 근거해 또다시 소송을 제기한 점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문제 삼은 만평은 '거짓말 금세 들통'이라는 제목으로, 검찰로 묘사된 인물이 "도청테이프 내용 청와대에 절대 보고 안 했다"고 말하는 장면과, 노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도청 테이프 내용은… 좀 복잡… 거기엔 범죄사실이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시효가 지난 것도 있고…"라고 말하는 장면이 위·아래에 배치돼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법원에 낸 소장에서 "도청 테이프 내용을 보고 받은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조선일보 만평은 허위사실에 근거한 주장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정정보도문을 2단 상자기사로 1회 게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매일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본사는 노 대통령측이 낸 소송 취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이날 법원에 밝혔다. 따라서 언론피해구제법을 적용한 소송은 계속 진행되게 되며, 법원은 같은 만평에 대한 두 건의 소송을 동시에 심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