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주식백지신탁제가 시행되면서 국회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작년 말 30여명의 의원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주식과 국회 상임위 활동의 직무 연관성 여부에 대해 행정자치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다.

이중 재경·정무·예결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 의원들만 무더기로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한달 내에 주식을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재경위 소속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한겨레신문 주식 3000여주와 배우자 명의의 비상장 벤처 주식에 대해 "재경위원으로 정보 접근이 용이하고,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의원측은 "소액주식을 갖고 있다고 언론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며 "백지신탁을 하겠지만 비상장 주식은 매각이 힘들어 재산 손해가 클 것"이라고 했다.

같은 재경위의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우리사주로 매입했던 4000만원대 iMBC 주식에 대해, 재경위 소속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은 배우자의 3000만원대 바이오기업 주식에 대해 직무 연관 판정을 받았다.

정무위 소속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도 배우자의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우리사주(5500만원대)에 대해 "공정위·금감위 업무와 관련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 의원측은 "상장도 안된 배우자의 우리사주까지 팔아야 하느냐"고 했다.

반면 보건복지위 소속의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삼성전자·하나은행 등 10여종의 주식(6억8000만원)에 대해 "복지위 업무와 관련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농해수위의 한광원 의원과 건교위 주승용 의원은 각각 삼성중공업 등 상장 주식(1억2000만원대)과 지역 정미업체인 화성산업(주) 주식(1억2000만원대)에 대해 '업무 연관성 없음' 판정을 받았다.

현대중공업 대주주로 최근 통일외교통상위원회로 옮긴 무소속 정몽준 의원과 가족기업 주식을 보유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 등은 아직 심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의원들은 "판정 이유가 불명확하고, 배우자·비상장 주식에 대한 규제가 과도하다"고 했다. 그러나 심사위측은 "경제 관련 상임위의 업무연관성은 포괄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