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과 현대건설㈜이 추진 중인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태안군은 9일 환경부가 최근 '골프장의 중점 사전환경성 검토항목 및 검토방법 등에 관한 규정'을 고시함에 따라 관광레저기업도시의 주요 사업인 골프장 건설이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군(郡)과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2010년까지 2조357억원을 들여 천수만 간척지 B지구에 골프장과 청소년 수련시설, 웰빙타운, 생태공원 등을 갖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태안군 "예외 인정해야"
환경부 고시는 '유효저수량 30만㎥ 이상 호수·저수지 300m 이내 지역에 골프장을 조성할 수 없다'는 내용. 이 규정을 적용하면 태안 기업도시 전체 사업면적 1560만여㎡ 중 담수호인 부남호 주변 465만3000여㎡에는 골프장이 들어서기 어렵다. 당초 기업도시 사업 계획은 전체 골프장 부지 733만5900여㎡ 중 30%에 달하는 224만4000㎡를 부남호 주변에 배치할 예정이었다.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이런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것.
태안군은 "환경부가 고시한 규정도 결국 담수호의 수질 보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부남호 수질을 현 5등급에서 2등급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는 태안 기업도시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은 "이번 환경부의 규정은 기업도시를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환경단체 "전면 재검토"
시범사업 선정 전부터 "골프장·경마장 등을 중심으로 한 반환경·반사회적 계획"이라며 반대했던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환경부 고시를 계기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체 사업 면적의 절반을 골프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이다.
부남호는 유입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인근에 가두리 양식장 등이 밀집해 있어 물을 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지역이라는 것이 환경단체의 설명. 현재도 ?은 오니(汚泥)가 70㎝ 두께로 쌓여 있어 오염된 붕어·미꾸라지 등을 먹은 철새들의 '2차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변에 골프장이 대규모로 조성된다면 '환경 재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경중(46·의사)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 "부남호의 수질은 광범위한 준설과 유입수 확보를 통해서만 개선될 수 있고, 천수만의 환경·생태를 위해 최선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골프장 중심의 기업도시 계획은 당연히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