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랑 잘 아시죠?"

"정동영 전 장관이나 김근태 전 장관 중 누구와 밥을 더 많이 먹었습니까?"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중 누구와 더 친하세요?"

원음방송 라디오의 아침 뉴스쇼 '안녕하십니까 봉두완입니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봉두완(奉斗玩·73)씨의 질문이다. 전화로 연결된 정치인들은 대개 얼버무리기 일쑤인데, 그러면 진행자 봉씨는 "에이 그럼 그만둡시다"하면서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70년대 TBC를 통해 미국식 뉴스 앵커의 전형을 선보였던 봉두완씨는 지금도 '현역'이다. 작년 9월부터 원음방송에서 매일 아침 7시~8시30분 뉴스쇼를 진행 중인 그는 "청취자들이 재미를 느끼는 순간은, 이런 단도직입적인 질문이 이어질 때"라고 말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도 방송 진행 중, "민주주의 하자면서 헌법을 세 번씩 고치는 나라가 어딨습니까"라고 거침없이 쏘아 붙이던 그 모습은 여전하다. 지난 8일에도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정부의 수도권 분할 정책을 "권력에 취해서 앞을 못 보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취해 있다 보면 언젠가 깨는 날도 있겠죠"라고 받았다.

'애드립'이 많아 5분 예정인 인터뷰 시간이 10분을 넘기거나, '대본에 없는' 발언이 길어지면 제작진은 마음을 졸인다. 하지만 방송 흐름에 지장을 주거나 전체 방송시간을 넘기는 법은 없다. 제작진은 "진행의 '순발력'은 아무도 그를 못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TBC 시절 이미 미국의 유명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에 비유돼 '봉카이트'로 불렸던 그다. 1971년부터 지금까지 "안녕하십니까 봉두완입니다"로 시작해 "봉두완이 바라 본 오늘의 세계…"로 끝나는 멘트는 한결같다.

그는 최근 미국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기자들의 모임인 '한미클럽' 초대 회장이 됐다. 62~68년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이었던 그는 "요즘 우리 사회에는 한·미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전직 워싱턴 특파원들이 '현장'에서 본 미국을 전해 줄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고 했다.

그의 일상에선 북한 관련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천주교민족화해센터와 천주교한민족돕기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방송을 마치고 명동성당 가톨릭회관에 있는 사무실로 다시 출근한다. 그의 말처럼 "나이를 잊을 정도로" 바쁜 일상. 지난 2003년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반핵반김 국민대회'의 사회를 보고 재정위원장을 맡는 등 '발언'이 필요할 때는 직접 나서기도 한다.

그는 요즘 미국에 있는 아들들과 전화대신 인터넷으로 채팅을 한다. 그가 영원한 현역인 것은 결국 '새로운 것'(news)에 대한 거부감이 없기 때문 아닐까.



(사진=유성훈 인턴기자·중앙대 사진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