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9일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종합감사는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후 처음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일부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이 견제없이 권력을 휘두르며 '소(小)왕국'을 만들어 가는 현상이 드러났다.
직원이 말대꾸했다고 곧바로 직위해제
2005년 5월, 전북지역 K 군수가 산하기관 순시에 나섰다. 한 보건소에 들러 그는 "우리 군을 파리와 모기가 없는 군으로 만들자"고 했다. 이에 한 직원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순시를 마치고 돌아간 K 군수는 이 직원을 바로 직위해제했다. 경북의 B 시장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체육행사 관련 예산을 44억원에서 201억원으로 늘렸다. 이 돈으로 골프대회, 테니스대회, 정구대회, 궁도(활)대회, 바둑대회 등을 신설했다. 대회 이름 앞에는 모두 '○○시장배'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인사위 열리기전 시장이 승진대상자 찍어
인사위원회는 유명무실했다. 경기 북부지역의 R 시장. 2005년 3월, 5급 승진자 선발을 위한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후보자 명부를 자신의 사무실로 가져왔다. 마음에 두고 있던 후보자들 이름 옆에 표시를 했다. 인사위원회가 열렸지만, 승진자는 시장이 표시한 사람들이었다는 게 감사원 조사 결과다. 2004년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체결한 공사계약의 76%가 수의계약이었다. 액수는 5조2000여억원이었다. 수의계약은 시장·군수들이 지역 토착세력에게 이권을 주는 대표적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 경남의 J 군수는 2004년 60억원 규모의 수해복구공사를 하면서, 13개 지역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 군수는 한 건설업체가 다른 업체의 견적서까지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재했다.
市청사가 2만4000평...적정규모의 6배
경기 용인시의 청사는 2만4000여평. 행정자치부가 적정하다고 본 규모는 4000평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시장·군수들이 청사와 사무실 크기를 놓고 경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방공무원들의 비리도 심각했다. 경기 양주시 택지개발 담당국장은 개발 공고가 나기 전에 친인척에게 각종 개발행위를 하게 한 다음, 나중에 40억원의 보상을 요구하다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양주시장이 개발행위허가 제한조치를 제때에 하지 않아, 한국토지공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가 2188억원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임충빈 양주시장을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또 전국에서 비위 공무원 2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