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이 연일 '입춘 후(立春 後)한파'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서울의 경우 3일 영하 14.1도(체감온도 영하 22.5도)를 기록한 데 이어 8일 영하 9.3도(체감기온 영하 15.6도)까지 떨어져 시민들을 잔뜩 움츠리게 했다. 하지만 이 정도 추위는 북한이나 러시아, 몽골, 중국 만주 지역에 비하면 화창한 봄날 수준이라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말이다.
지난 7일 북한 전역에서는 올 최저 기온이 경신됐다. 혜산이 무려 영하 28도를 기록했으며 평성과 신의주가 각각 영하 20도, 평양이 영하 19도, 원산이 영하 15도를 기록한 것. 전통적으로 기후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북한 지역 날씨는 재(在)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알려졌다.
북한의 경우 지금까지 공식 최저 기온은 중강진의 영하 43.6도다. 1933년 1월 12일 기록된 수치로 한때 교과서에 게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비공식 기록은 이보다 더 낮다. 북한 평양방송은 1997년 1월 2일 백두산 천지(天池)에서 영하 51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당시 평양방송은 "1943년 1월 관측된 영하 47.5도보다 3.5도 낮은 것으로 백두산 뫼부리(산)가 생긴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반면 휴전선 이남에서는 1981년 1월 5일 경기도 양평의 영하 32.6도가 최저기온이었다. 당시 양평에서는 얼어붙은 소주, 맥주, 사이다병이 쩡쩡 깨지면서 상인들이 '더 따뜻한' 냉장고안에 주류와 청량음료병을 넣는 장면이 소개되기도 했다. 서울은 1927년 12월 31일 영하 23.1도가 최저다.
하지만 이 역시 세계기록에는 한참 못 미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측정된 지구상 역대 최저 기온은 영하 89.2도다. 1983년 7월 21일 남극 보스토크(Vostok) 기지에서 나온 값이다. 1997년에는 비공식적이지만 영하 91도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보스토크 기지는 1957년 소련이 남극대륙의 빙하 아래 있는 보스토크 호수 탐사를 위해 세운 과학기지다. 연 평균 기온이 영하 65도이며 여름에도 영하 30도다.
북반구에서는 동시베리아 북서쪽 사하(Sakha) 공화국의 오이먀콘이 영하 79도로 영하 67.8도의 베르호얀스크와 함께 한극지(寒極地)로 통한다. 베르호얀스크는 최고~최저 기온의 차이가 105도에 달한다.
북극 지방의 평균 기온은 영하 35~40도 수준으로 영하 55도인 남극보다 높다. 기상 전문가들은 “남극은 빙하로 뒤덮여 태양열의 90%를 반사시키고 강한 바람이 불어 주변에서 흘러 들어오는 열을 차단하지만 북극은 대부분 바다로 이뤄져 상대적으로 열을 오래 잡아둔다”며 “대서양에서 흘러오는 따뜻한 해류도 북극의 추위를 어느 정도 막아준다”고 밝혔다.